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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가 아니 올 리 없다

국민문화신문 2021. 5. 19. 11:30

(여수=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전라남도 여수의 가막만. 이곳은 예로부터 어족 자원이 풍부해 어민들의 황금어장이었다. 경도 근해에서는 새조개, 소호동 근해에서는 전어, 개도와 화태도 근해에는 멸치들이 산란을 위해 몰려들면 멸치를 먹이로 삼는 갈치도 따라 들었다. 파도가 적고 수심이 깊지 않아 멸치들에겐 최적의 산란처.

 

그러나 가막만의 사정은 해가 거듭될수록 변하고 있다.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어부들은 연안 바다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안다. 멸치가 돌아오는 건강한 연안 바다를 지키기 위해 어민들이 나섰다. 연안 바다의 가치를 되짚어 보는 시간, KBS 환경스페셜 ‘멸치가 아니 올 리 없다’는 5월 20일 목요일 밤 8시 30분 KBS2TV에서 방송된다.

 

멸치 양이 줄어들고 있다. 4월 말, 여수 가막만에서는 ‘불배 잡이’ 어선이 조업 준비에 한창이다. ‘불배 잡이’는 커다란 등불을 단 불배가 멸치를 찾아내 불을 밝혀, 불빛에 모여든 멸치를 잡는 전통적인 어업 방식이다. 그러나 조업을 준비하는 어부들은 기대감 대신 걱정이 밀려온다. ‘올해는 멸치가 얼마나 오려나’, ‘올해 조업을 몇 달이나 할 수 있을까’. 가막만의 밤바다는 이제 멸치도, 잔치처럼 불을 밝혔던 불배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바다의 밑바닥이 문제다. 여수 가막만의 유형상 선장은 3대째 가막만에서 멸치잡이를 하고 있다. 얼마 전 그의 아들이 멸치 잡이 일을 물려받겠다고 나서 4대째 멸치잡이를 하는 집안이 됐다. 그러나 유 선장은 달갑지 않다. 바다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다도해의 비경을 품은 여수. 그러나 바다 위와 달리 연안 바다의 밑바닥이 얼마나 오염됐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의 눈에 비친 가막만은 이제 황금어장이 아니라 황폐해진 어장이다. 유선장의 아들과 함께 내려간 바다의 밑바닥은 1m가 넘는 퇴적물이 쌓여 있다. 무엇이 연안 바다의 바닥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연안 바다의 오염원은 다양하다. 연안 바다를 오염시키는 요인 중 양식장의 밀식, 폐어구를 소홀히 관리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득량만의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득량만 전체 양식 면적의 60%를 차지하는 김 양식. 김 양식에서는 김에 달라붙는 잡태, 잡조류 등 이물질 제거를 위해 김 활성처리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2009년 장흥군은 활성처리제 사용을 금지한 김 양식에 도전했고 13년이 지났다. 김 활성처리제 사용을 금한 득량만의 바닷속은 잘피 서식지로 변했고 낙지, 새조개 등 다른 어종이 찾아드는 곳이 됐다.

 

전남 완도군 신지도의 37세 최용진 씨는 대를 이어 멸치를 잡고 다시마 양식장을 한다. 그는 까다로운 인증 기준을 거쳐야만 받을 수 있는 미국의 ASC 국제 인증을 받았다. ASC 국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양식장 주변 바다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고 바다와 자연을 대하는 인성까지 요구된다. 용진 씨는 수확하고 남은 다시마를 바다에 버리지 않는다. 쓰레기도 마찬가지이다. 바다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 중이다.

 

바다를 살리려는 사람들의 손길이 있다면 연안 바다는 천천히 되살아날 수 있다.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자연을 지킨다면 멸치가 아니 올 리 없다. KBS 환경스페셜 ‘멸치가 아니 올 리 없다’는 5월 20일 목요일 밤 8시 30분 KBS2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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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가 아니 올 리 없다

사진출처 : KBS(여수=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전라남도 여수의 가막만. 이곳은 예로부터 어족 자원이 풍부해 어민들의 황금어장이었다. 경도 근해에서는 새조개, 소호동 근해에서는 전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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