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내년 3월에 취임할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1981년생인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내정했다.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로는 1978년생인 김남선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40대 초반이며 서울대 공대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내정자를 중심으로 네이버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조직 쇄신 바람이 일지 주목된다.'
◇ 차기 CEO 발탁된 최수연 책임리더
네이버는 1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업 지원 책임자인 최수연 책임리더를 CEO 내정자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당시 NHN)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2019년 네이버에 재합류해 글로벌 사업 지원을 총괄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이사회는 최 내정자가 다양한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해결 능력, 회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 해당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
차기 CEO·CFO 내년 3월 취임 예정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사업개발과 투자, 인수·합병(M&A)을 맡은 김남선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 공과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로펌, 글로벌 투자회사에 근무하다 지난해 8월 네이버에 합류했다. 네이버에서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 빅딜을 주도해 경영진으로부터 '글로벌 경영 체계를 탄탄히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 내정자는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네이버는 김 내정자의 임기를 CEO 임기와 맞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두 내정자는 '네이버 트랜지션(NAVER Transition) TF'를 가동해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과 조직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네이버는 전했다.
한성숙 현 대표와 기존 경영진은 내년 3월까지 현직을 유지하며 업무 인계를 한 뒤 각자 전문성을 발휘해 네이버가 글로벌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회사 안팎에서 필요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세대교체 통한 조직쇄신 추구
네이버 이사회가 40대 초반인 두 내정자를 차기 CEO와 CFO로 선임한 것은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 쇄신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사회는 최수연 CEO 내정자가 회사에 대한 안팎의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며 장기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대교체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54)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6월말 전 임직원에 보낸 메일에서 이미 예고됐다.
이 GIO는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던 직원이 올해 5월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서 회사를 이끄는 전면 쇄신을 하는 길이 그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 CEO인 한성숙 대표는 원래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시점인 내년 3월에 물러나게 됐으며, 두 내정자는 TF를 가동해 글로벌 경영 본격화와 함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과 조직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빠른 세대교체로 조직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두 내정자의 네이버 근무 경력이 길지 않아 이 GIO가 '수렴청정'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독과점 비판 해소와 미래성장 동력 확보 과제
내년 3월에 취임할 새 경영진은 독과점 기업이라는 비판을 해소하면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의 플랫폼 독점력 남용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최근 들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1주간만 따져도 중소벤처기업부가 네이버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문제삼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고발요청을 했고,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들이 네이버·쿠팡 등의 온라인 플랫폼 약관에 불공정한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공정위에 심사를 청구했다.
영원한 맞수 카카오와의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 빨간불이 켜진 것도 두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네이버의 3분기 매출은 1조7천27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6.9%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자랑했지만 2주일 뒤 공개된 같은 기간 카카오 매출(1조7천408억원)에는 뒤졌다. 네이버 전신인 옛 NHN이 2003년 1분기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을 매출에서 추월한 지 18년 반만에 다시 역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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