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문화신문) 유에스더 기자 = ‘유럽의 지붕’이라 불릴 정도로 8개 나라에 걸쳐 있는 유럽 최대의 산줄기, 알프스. 드넓은 초원과 호수를 따라 머리 위로는 순백의 만년설과 빙하가 펼쳐져 이색적인 고산 풍경을 자아낸다.
알프스산맥 중간에 자리한 오스트리아는 국토 면적의 절반 이상이 알프스로 이루어진 산악 국가다. KBS 2TV <영상앨범 산> 7일 방송에서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를 만나러 가는 이번 여정에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이자 자연환경 해설사인 오세진 씨가 향한다.
오스트리아 알프스로 떠나는 여정은 오스트리아의 첫 번째 국립공원인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에서 시작한다. 잘츠부르크주, 케른텐주, 티롤주에 걸쳐 솟아 있는 호에타우에른산맥 중앙 지역에 자리하는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은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중부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의 대자연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산악 도로인 호흐알펜슈트라세를 따라 오른다. 유럽에서 가장 황홀한 경치를 자랑하는 파노라마 도로 중 하나인 이 길은 눈 앞에 펼쳐지는 장대한 경관에 대자연의 경이가 느껴진다.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의 수많은 트레일 가운데 일행이 걸어볼 코스는 초원부터 만년설까지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파노라마 트레일이다. 오스트리아의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산(3,798m)을 바라보며 트레일 초입에 든다. 만년설과 빙하가 흘러내린 저수지에는 에메랄드색 물빛이 눈길을 끈다.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핀 알프스 초원으로 이어지는 길. 마치 수를 놓은 듯 곱고 아름다운 풍경은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 환상적이다.
평탄하던 길이 제법 가팔라지며 숨이 차오른다. 저마다 알프스의 자연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 이 풍경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길섶에는 야생화가, 머리 위로는 만년설이 벗이 되어주는 길. 사계절이 뒤섞여 흐르는 듯한 풍경에 눈이 즐겁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를 향해 걸음을 이어가니 암반 위를 흐르는 시냇물이 나타난다. 시원한 물 한 모금에 대자연이 몸속 깊이 스며드는 것만 같다. 가파른 언덕 길을 올라서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파스테르체 빙하. 그로스글로크너산이 한층 더 가까워져 있고, 그 앞으로는 빙하가 녹아내려 생긴 자연 호수가 그림처럼 자리한다.
출렁다리를 건너 호수와 빙하를 향해 걸음을 더해간다. 호수를 끼고 걷던 길은 거대한 암벽으로 이어지는데, 빙하에 녹아내리며 쓸린 흔적이 암벽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어느새 트레일의 끝자락, 잿빛 모래와 바위들이 드러난 호수, 곳곳에 남아 있는 빙하 조각을 바라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알프스 대자연의 청정한 숨결을 따라 오스트리아 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으로 7일 <영상앨범 산>에서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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