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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을 때와 졌을 때

국민문화신문 2021. 8. 1. 09:44

(국민문화신문) 최광희 기자 = 여름이란 원래 더운 계절인 것을 알지만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운 것 같다. 사람의 정상 체온이 36.5도인데 기온이 체온에 도전하는 날씨에 선풍기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더위 중에 종종 시원함을 느끼게 되는 일이 있는데 다름 아닌 도쿄에서 날아오는 승전보이다.

 

도쿄는 우리나라보다 더 더워 경기하다 쓰러지는 선수들도 속출한다는데 그 많은 어려움 가운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우리의 젊은이들이 참 고맙다. 특히 신궁이라 불리는 양궁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비록 금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매너만은 금메달급인 한 선수가 있어 언론에 주목을 받았는데 이 선수의 인성은 모든 사람의 스승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원하는 대로 되는 일도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선수는 이겼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졌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 한마디 없이 단순한 행동으로 모든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 그 선수가 말하지 않았으니 이제 제가 대신 말을 좀 해 보려고 한다.

 

유도 남자 100㎏급에 출전해서 7월 29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준결승전을 펼친 대한민국의 조구함(세계랭킹 6위) 선수는 세계랭킹 2위 조르즈 폰세카(포르투갈)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 경기 직후 두 선수가 가진 뜨거운 포옹은 올림픽 정신과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어서 감동을 더 했다.

 

조구함은 경기 종료 17초를 남기고 한 팔 업어치기로 절반을 따냈고, 남은 시간을 버텨내며 결승전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조구함과 폰세카는 뜨겁게 포옹을 했다. 그러고는 서로의 몸을 두들기며 격려했다. 조구함은 눈물을 쏟았고, 이어 폰세카가 조구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조구함은 자기보다 랭킹이 놓은 선수를 이기고도 그 흔한 교만한 세리머니로 상대를 도발하지 않았다. 또 폰세카 역시 져서 기분이 좋지 않을 텐데도 포옹이나 악수를 뿌리치는 옹졸함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폰세카 스위트하다”, “두 사람 모두 멋지다”, “뭉클하다”, “포옹하는 장면 너무 감동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조구함의 멋진 매너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어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조구함은 일본의 에런 울프 선수에게 한판패를 당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한일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기를 원한다. 그런데 결승에서 패한 뒤 조구함은 어쩌면 엉뚱하게 보이는 행동을 했다. 다름이 아니라 경기를 마친 조구함이 울프를 축하하며 그의 손을 들어 올려준 것이다. 그러자 일본 뉴스 댓글에선 울프의 승리를 축하하는 글과 함께 조구함의 태도를 칭찬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어쩌면 일본 네티즌들에게는 칭찬을 받았을지 몰라도 대한민국 네티즌 가운데는 비난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는 행동이었지만 조구함은 자기의 소신대로 당당하게 행동을 했다.

 

조구함은 경기를 마친 뒤 울프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 “울프가 너무 강하더라. 선수로서 강한 선수와 경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국가대표를 10년 넘게 했는데, 지금까지 만나본 선수 중에 제일 강했다”고 했다는 전언이다. 그리고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다시 준비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조구함의 행동은 경기에서 졌을 때나 일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승복한 후에 다음에는 더 착실히 도전하겠다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세상을 반듯하게 사는 바른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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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을 때와 졌을 때

(국민문화신문) 최광희 기자 = 여름이란 원래 더운 계절인 것을 알지만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운 것 같다. 사람의 정상 체온이 36.5도인데 기온이 체온에 도전하는 날씨에 선풍기가 별로 도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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