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신임 총리가 4일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하며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밤 총리관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납치 문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일본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선택지로 배제는 하지 않는다"고 모호하게 답변했지만, 이날은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전임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정치 체제를 고려할 때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세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의연한 외교·안보(정책)를 전개한다"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의 지속적인 추진 의사도 밝혔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에 대해서는 CPTPP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을 중국이 충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19일 고시 후 31일 총선을 한다는 향후 정치 일정도 제시했다. 애초 다음 달 7일 또는 14일 총선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으나 앞당겨진 셈이다.
일본 코로나19 증가세가 진정 국면에 있고 새 내각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당이 유리한 국면일 때 서둘러 유권자의 판단을 받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은 아베 정권 시절인 2017년 10월 22일 총선 이후 4년 만이다. 앞서 기시다는 이날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됐다.
기시다 내각은 각료 명단 발표 후에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임명장을 받는 친임식(親任式)과 각료 인증식을 거쳐 이날 오후 8시께 공식 출범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 직후 첫 각의(閣議·국무회의)를 주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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