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국립극장은 해외 유수의 작품 영상을 소개하는 ‘NTOK Live+(엔톡 라이브 플러스)’를 2월 17일(목)부터 24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상영한다. 이번 시즌 국립극장이 새롭게 시작한 ‘NTOK Live+’는 공연영상화의 선두주자인 영국 ‘엔티 라이브(NT Live)’를 포함해 프랑스 코메디 프랑세즈의 ‘파테 라이브(Pathé Live)’, 유럽 컨템퍼러리 연극의 선구자인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의 ‘이타 라이브(ITA Live)’ 등 급변하는 해외 공연영상의 최신 흐름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월 ‘NTOK Live+’에서는 영국 국립극장이 제작한 영화 프로덕션 NT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과 트래펄가 릴리징(Trafalgar Releasing)의 ‘엉클 바냐(Uncle Vanya)’를 국내 최초로 상영한다. 두 작품 모두 코로나19로 공연이 중단된 시기에 문을 닫은 극장에서 만들어졌다. 실황을 촬영한 기존의 공연 영상 형태와는 달리, 영상을 목적으로 제작돼 더욱 정교한 카메라 움직임과 연출로 차별화된 영상미를 보여준다. 연극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영화적인 기법을 도입한 두 작품을 통해 공연과 영화의 하이브리드를 확인할 수 있다.
NT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국 국립극장이 야심 차게 선보인 영화 프로덕션이다. 2020년 사이먼 고드윈이 연출을 맡아 공연을 준비하던 중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작품을 영화로 제작했다. 영국 국립극장에서 17일간 촬영한 이 작품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장대한 비극을 90분으로 압축해 풀어낸다. 영화이지만 ‘왜 라이브 공연이 계속되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작품의 시작점인 연극과 공연장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사실적인 재현이 아닌 연극적인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1년 4월 처음 공개된 후, “매끄럽게 편집된 영화의 에너지를 지녔으면서도 생생한 연극성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더 타임스)” “영국 국립극장의 독창성 넘치는 첫 번째 영화, 대단한 성취다(가디언)” 등의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에서 찰스 왕세자 역으로 각종 연기상을 휩쓴 조시 오코너가 로미오를 연기하며, 배우 겸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제시 버클리가 줄리엣 역을 맡았다. NT ‘로미오와 줄리엣’은 2월 17~20일 총 4회 상영한다.
트래펄가 릴리징사가 배급하는 ‘엉클 바냐’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기간 중 영국에서 공연 프로덕션을 영화로 제작한 최초의 사례다. 2020년 1월 해럴드 핀터 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한 ‘엉클 바냐’는 코너 맥퍼슨의 각색과 이언 릭슨의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으나, 공연 시작 두 달 만에 코로나19로 중단됐다. 극장이 문을 닫은 후, 작품을 제작한 소니아 프리드먼 프로덕션은 앤젤리카 필름과 함께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다. 브로드웨이 월드는 “웨스트엔드 공연을 대형 스크린에 옮긴 것 이상이다. 무대와 영화가 완벽하게 결합하여 환상적인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라고 평했다. 국내 관객에게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티스 비밀 상담소’로 얼굴을 알린 에이미 루 우드가 소냐 역을 맡았으며, 영화 ‘해리포터’ 속 도비 목소리의 주인공 토비 존스가 바냐 역을, 리차드 아미티지가 아스트로프 역을 맡았다. 반복되는 절망과 갈등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트래펄가의 ‘엉클 바냐’는 2월 24~27일 총 4회 상영한다.
트래펄가(Trafalgar)에서 배급하는 ‘엉클 바냐’는 영국에서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기간 중 최초로 공연 프로덕션을 영화로 제작한 사례다. 안톤 체호프의 희곡을 바탕으로 코너 맥퍼슨이 각색하고 이언 릭슨이 연출한 ‘엉클 바냐’는 2020년 1월 해럴드 핀터 극장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공연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코로나19로 중단됐다.
극장이 문을 닫게 되자 공연 제작사인 소니아 프리드먼 프로덕션은 앤젤리카 필름과 협업해 영상 제작에 착수, 관객이 없는 해럴드 핀터 극장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엉클 바냐’는 기존의 공연 실황 영상과 달리 영화적인 기법을 풍부하게 활용해 색다른 영상미를 보여준다. 브로드웨이 월드는 “웨스트엔드 공연을 대형 스크린에 옮긴 것 이상이다. 무대와 영화가 완벽하게 결합하여 환상적인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라고 극찬했다.
각색을 맡은 코너 맥퍼슨은 원작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면서 대사를 재배치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지금의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었다. 특히, 소냐⸱옐레나⸱나나 등 여성 캐릭터의 역할을 더욱 부각한 점이 특징적이다. 부정적인 감정에 머물러 있는 바냐⸱세레브랴코프⸱아스트로프 등 남성 캐릭터가 과거를 대변하고,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소냐와 옐레나가 삶의 희망을 제시하는 인물로 그려지는 원작의 의도를 한층 강조해 보여준다.
‘엉클 바냐’에는 지금 우리의 현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배우들이 하나둘 텅 빈 극장으로 들어오고, 유모가 무대 위 소품과 가구를 덮어놓은 장막을 조심스레 걷어내는 작품의 첫 장면은 문이 닫혔던 극장에 돌아온 공연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작품은 150여 분 동안 바냐의 집에서만 펼쳐진다. 집이라는 실내 공간에서 각자의 고독과 절망을 마주하고 서로 충돌하는 모습은 마치 코로나19 시대의 우리를 보는 듯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티스 비밀 상담소’에서 얼굴을 알린 에이미 루 우드가 소냐 역을 맡았으며, 영화 ‘해리포터’ 속 도비 목소리의 주인공 토비 존스가 바냐 역을,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에서 설리반 역을 맡았던 리차드 아미티지가 아스트로프 역을 맡았다. 영국 일간지 디 아이가 “평생 이보다 훌륭한 캐스팅을 보려면 우리가 매우 운이 좋아야 할 것이다”라고 평했을 정도로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배우가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우리에게 주는 시련을 참아내요, 우리는 쉬게 될 거예요. 연극도, 사랑도, 그리고 우리의 삶도 계속될 거예요”라는 소냐의 마지막 대사처럼 작품은 혼란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엉클 바냐’는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총 4회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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