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양의 음식을 짧은 시간 내에 먹는 먹방. 보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주는 영상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많은 양을 짧은 시간에 먹는 것은 건강에는 매우 좋지 않다. 또한 상대적으로 활동이 적은 저녁 시간에 이루어지는 식사는 비만과 직결된다.
대부분 한국인이 흡입하듯 밥을 급하게 먹는데, 급하게 먹게 되면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여 과식으로 이어진다. 20분 이내 빠른 식사를 하면 고혈압,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과 위염, 간암의 위험성까지 있다. 실제로 5분 이내에 식사를 끝낸 그룹은 15분 이상 식사를 한 그룹보다 비만은 3배, 당뇨병은 2배, 고지혈증 위험이 1.8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규칙적이고 올바른 식습관만으로도 대사질환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야식의 유혹
늦은 밤 치킨을 주문하는 심숙인 씨. 저녁 식사를 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허기져서 야식을 먹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식사를 챙겨 먹어도 밤이 되면 다시 배가 고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욕촉진 호르몬 그렐린은 수면 중에도 분비된다. 그래서 네 번의 피크를 가지며, 늦은 밤에도 그렐린의 농도가 올라가는 양상을 보인다. 늦은 시간까지 자지 않고 깨어 있으면 식욕이 당기게 되어 야식을 먹게 되는 이유이다. 이렇게 밤늦게 야식을 먹으며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 식사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를 <야식 증후군>이라 한다.
과식을 부르는 알코올
마트에 근무하는 이은정 씨가 퇴근 이후 향한 곳은 고깃집. 바쁜 일상으로 아침은 거르고 제대로 먹는 2번째 식사이다. 고생한 하루를 위해 함께 마실 술도 주문한다. 이렇게 잔뜩 시켜서 먹은 양은 하루 식사량의 70%를 넘는다. 식사 중에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식사를 더 많이 하게 되는데, 술을 마실수록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세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2017년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을 섭취하면 공복 시 식욕을 촉진하는 뇌신경세포(Agrp)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시간이 중요한 이유
우리나라 평균 식사 시간은 5~10분 정도이다. 식사를 20분 이내 빨리하게 되면 식욕을 억제하는 ‘GLP1’, ‘PYY’ 호르몬이 적게 분비가 되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여 더 많이 먹게 되고, 이후에도 식욕억제 호르몬이 낮게 유지가 되며 간식의 욕구가 생기는 등 비만을 야기한다. 더구나 비만이 되면, 많이 먹어도 식욕 억제를 못 느끼는 <렙틴 저항성>이 생겨 다시 식사량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빨리 먹는 습관이 식도염까지
미용실에 근무하며 하루에도 수시로 찾아오는 손님으로 매 끼니를 5분 이내 먹는 송윤애 씨는 7년 전 병원에서 식도염을 판정받았다. 음주는 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는데도 근래에 지방간과 당뇨의 위험도 발견됐다. 음식을 빨리 먹는 것만으로 생길 수 있는 위험이다. 빠른 식사로 혈당이 급격히 오르면 인슐린 분비도 급격히 증가한다. 이것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면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세포에 포도당 공급이 잘 되지 않고 그 결과 혈당이 줄어들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이처럼 식사 시간은 당 대사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식습관
컵라면 하나의 열량을 소비하기 위해서 2시간을 걸어야 한다. 과식 이후 운동을 하는 것 보다,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이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식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3명의 사례자와 한 달 간 식습관 교정을 해보았다. 한 달 간 6가지의 식습관을 지킬 것을 당부하였다.
1. 규칙적으로 식사. 2. 30번 씹고 20분 이상 먹기 3. 충분한 단백질 섭취. 4. 작은 그릇 사용. 5. 젓가락으로 식사. 6. 식사에 집중.
한 달 후 모습은 어떨까? 심숙인 씨는 체중이 3kg 감소했으며 내장지방과 혈압, 혈당이 줄었다. 이은정 씨는 중성지방이 절반으로 줄었으며 지방간이 완치되었다. 하지천 씨도 내장지방이 많이 줄었다. 식습관의 변화만으로 이뤄낸 몸의 변화다. 제때 여유 있게 식사하며 충분히 씹어주는 것만으로 과식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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