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대진, 이하 한예종) 예술전문사(대학원) 과정에 2021년 3월부터 국내 최초로 관현악 고음악 전공 학과가 개설되었다.
음악원 기악과 예술전문사(대학원) 일반 전형 3년 과정으로 바로크 바이올린, 바로크 비올라, 바로크 첼로, 비올라 다 감바, 비올로네(바로크 콘트라베이스), 바로크 기타(테오르보, 류트)등 현악기와 리코더, 트라베르소(바로크 플루트), 바로크 오보에, 바로크 바순, 내츄럴 호른, 바로크 트럼펫, 바로크 트롬본(색벗) 등 관악기, 그리고 하프시코드(쳄발로)와 오르간 전공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한예종은 고음악 전공생들을 위한 학업의 장이 한국에 마련되어 있지 않던 30년 전 개교 시부터 하프시코드와 리코더를 위한 전공학과를 예술사(학부 과정)에 개설하여 초석을 마련하였다.
2000년 부임한 오자경 교수(오르간)는 그 해부터 바로크 실내악 수업과 바로크 연주법 수업을 개설하고, 학교에 바로크 악기들을 꾸준히 구입해 모던 악기를 전공한 학생들에게 바로크 당대의 악기를 다루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후 한예종 고음악연구소(소장 오자경)를 설립해 관련 연구와 함께 2007년부터 매년 바흐 위크를 기획하여 다양한 주제로 탐구와 연주의 장을 펼쳐 왔다.
고음악 학과가 분야별로 오래 전부터 갖춰진 유럽 여러 나라의 교육 시스템을 참고하여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개설된 고음악 전문사 과정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리코더나 하프시코드 같은 악기 뿐 아니라 바로크 오케스트라 각 파트를 담당할 모든 분야의 전공생 배출이 가능해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과 악기를 배우는 것은 작곡자와 그 시대를 온전히 이해하고 당대의 음악 어법과 오리지널 악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폭넒은 표현과 깊이 있는 해석 능력을 갖춘 예술가로 성장하고 서양음악의 뿌리를 바로 아는 전문연주자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음악원 기악과 오자경 교수를 비롯 리코더 전현호, 김규리, 바로크 바이올린 김지영, 비올라 다 감바 강지연, 쳄발로 김희정, 콘티누오 연주법과 역사적 조율법 이민주 등 최고의 강사진이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대학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고음악에 특별한 관심이 있어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유학을 가지 않고 국내에서 최고의 환경에서 고음악을 전공할 수 있게 되었다. 필수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컨티누오 연주법, 역사적 조율법과 즉흥연주, 르네상스와 바로크 문헌 및 바로크 연주법들을 배우며 바로크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제1회 고음악 페스티벌 개최 - 9월 27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2021년 전문사 고음악 전공을 개설에 발맞추어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이 이번 9월 27일부터 나흘간 제1회 고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그동안 매 4월에 한예종 바흐주간을 13년 동안 꾸준히 지속해 온 고음악연구소가 이제 가을에는 바흐 이전의 작곡가들과 그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로 연주하고 알리는 더 본격적인 고음악 탐구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 마침 올해는 네덜란드의 음악가인 얀 피터르존 스벨링크(Jan Pieterszoon Sweelinck, 1562-1621)의 서거 400주년을 맞이하여 스벨링크를 주제로 삼게 되었다.
이번 고음악 페스티벌은 세 번의 오르간연주회와 한 번의 실내악 및 소규모 합창곡 연주가 준비되어 있다. 원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음악원 교수이며 스벨링크 전문가인 피터 판 디크(Pieter van Dijk) 교수를 초청하여 연주와 마스터 클래스를 기획하였으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악화되어 오르간 독주회는 취소하고 줌으로 마스터 클래스만 진행하기로 하였다.
고음악 페스티벌 첫째 날(9/27)은 작년 작고하신 한예종 설립자이며 초대 총장을 역임하신 고 이강숙 총장과 최근 뒤를 따르신 고 문희자 사모님을 추모하는 연주회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오자경 교수가 막을 연다.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스벨링크의 세속노래 ‘내 젊은 생은 이제 끝났네’와 바흐의 임종 코랄인 ’주님의 보좌 앞에 나아가며‘가 연주된다. 고통을 상징하는 스벨링크와 바흐의 반음계적 환상곡과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바흐의 파사칼리아가 마지막으로 연주된다.
둘째 날(9/28)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서버토리에서 고음악을 공부한 안효주와 유럽 여러 콩쿠르를 석권한 박준호 두 젊은 오르가니스트의 조인트 리사이틀로 스벨링크의 대표적인 오르간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날(9/30)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오르간을 전공하는 2학년과 3학년 학생들이 암스테르담 콘서버토리 교수이며 스벨링크 전문가인 피터 판 디크 교수와의 마스터 클래스의 결과물로 역시 전부 스벨링크의 오르간 곡들을 연주한다.
셋째 날(9/29)에는 신설된 전문사 고음악 전공 재학생들이 그 시대의 악기를 가지고 스벨링크와 그의 제자 및 동시대 음악가의 곡들을 현악과 관악, 합창까지 더해 다채로운 무대로 꾸민다. 리코더 앙상블에는 강사로 가르치는 김규리, 전현호 선생들이 함께 출연하고, 크누아 체임버 콰이어의 지휘는 본교 김홍수 교수가 맡는다.
고음악 페스티벌을 기획한 음악원 오자경 교수는 “국내 최초로 생긴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고음악 과정의 시작을 축하하고 알리는 이번 고음악 페스티벌이 진지하고 학구적이지만 동시에 음악 애호가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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