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대진, 이하 한예종) 연극원(원장 김미희)과 일본 ‘새의극장(鳥の劇場)’이 함께 제작한 연극 <어느 마을>이 지난 7월 9일과 10일 일본 돗토리현의 ‘새의극장’ 무대에 올랐다.
한예종 연극원과 ‘새의극장’은 2018년 교류협정을 맺었다. <어느 마을> 공연은 ‘장애’를 주제로 2020년부터 시작하여 3년간 추진된 프로젝트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두 차례씩 공연을 가졌으나 합동공연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느 마을>은 연극원 졸업생 이연주(극단 전화벨이 울린다 대표)가 대본을 쓰고 졸업생 하동기(극단 백수광부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연극원에 재학 중인 신동근과 윤지영이 출연했다. 그리고 일본의 장애인극단 ‘자유극장’의 배우 4명이 함께 참여했다. 연극원에서는 주미영 무대디자이너(한예종 졸업), 박성원(한예종 전문사재학) 드라마터그도 함께 참여했다.
<어느 마을>은 연극원의 졸업예정자 및 졸업생 지원 프로그램 ‘연극창작플랫폼사업’에서 2020년~2022년 3년 동안 ‘한일협업프로젝트’로 진행한 작품이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 확산 여파로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낭독공연으로 무대에 올렸으며, 이를 유튜브 생중계로 공유했다. 줌을 통해 관객과의 대화 및 합평회를 진행하는 등 코로나 시국에 맞게 작업을 계속 이어왔다. 이번 공연은 두 나라의 출연진과 스태프가 6월 19일부터 일본에서 만나 3주간의 연습을 진행하고 7월 9일과 10일에 관객들을 맞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없앤 배리어프리 공연으로 운영된 이번 공연에 대해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첫날 94명, 둘째 날 80명의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했다.
자막용 디바이스와 수화 통역 이용자 수가 지금까지의 ‘자유극장’ 공연 중에서 가장 많았으며,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돗토리현 시카노 지역의 문화활동 중심에 서서 많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새의극장’의 이번 작품에 현지 신문 및 방송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새의극장(鳥の劇場)’은 돗토리(鳥取)현 돗토리시 시카노(鹿野)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공연장임과 동시에 극단의 이름이기도 하다. 2008년 NPO법인으로 인증, 현재는 배우 및 기술 스태프를 포함하여 열네 명의 멤버가 풀타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새의극장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나카지마 마코토(中嶋諒人)는 돗토리현 출신으로 대학 진학 후 도쿄(東京)를 거점으로 연극활동을 시작했으며, 2006년부터 돗토리에 돌아와 구 시카노 유치원과 초등학교 체육관을 시에서 소개받아 이곳에 ‘새의극장’을 설립,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서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과 일본 새의극장은 앞으로도 꾸준한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해외의 전문 공연단체와 국립예술대학이 교류협정을 맺어 교류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문화교류의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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